현생과 인생/탱자의 인생

엘티보 시작

pcowi113 2026. 2. 13. 16:46

기존 마을의 인력과 자원을 활용하여 대규모 건축을 할 계획도 있었으나 재개발보다는 신도시 개발이 품이 훨씬 적게 들 것이라 판단해 새로운 마을을 시작하기로 했다. 나름 정들었던 카울 안녕...

게임을 좀 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느꼈을 수도 있는데, 마을 이름은 내 작명 센스가 부족해 예전에 즐겨했던 게임인 테일즈위버의 마을 이름들을 돌려가며 쓰고 있었다. 메이저한 마을 이름은 다 써버려서(심지어 클라드는 설정도 제대로 못하고 시작해버렸는데 세이브 파일이 생겨서 이름을 다시 쓰지도 못했다) 엘티보까지 가게 되었다.

아무튼 이 마을의 메인 콘텐츠인 '성 짓기'는 구글에 ‘성 도면’을 검색해서 가장 빨리 눈에 들어온 빌트모어 하우스(Biltmore house)의 평면을 참고하여 짓기로 결정했다.

학부 수업 시간에 이름을 들어봤던 건축가 리처드 모리스와 조경 설계가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가 설계한 건물이라고 하며, 1889년에서 1895년 사이에 지어졌다고 한다. 물론 시기상으로 봤을 때 500년이나 차이가 나는 건축이지만, 이제 갓 일주일을 넘긴 주제에 으리으리한 성에 살고 싶은 뉴비는 시대 고증같은 건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Biltmore house(google 검색 이미지)

지하 1층, 지하 3층의 널찍한 방들에 모든 걸 다 구겨 넣을 수 있다 생각하니 벌써 신이 났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기단부의 한 층 내려가 있는 정원이었다. 이 빛이 들어오는 안락한 지하 공간에 농사도 짓고 동물도 풀어놓으면서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그려보니 퍽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Biltmore house(google maps)

 

물론 평면도를 구한다고해서 바로 게임에 지을 수 있는 정도의 감각은 내게 없었다. 캐드에서 이미지로 구한 평면도를 밑에 깔고 게임용 도면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

 

핀터레스트에서 구한 빌트모어 하우스 평면도

어찌저찌 원본 도면을 구했어도 스케일이 가장 문제였는데, 결국 1×1기둥이 모든 건축의 기본이 되기 때문에 애매한 치수를 털어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우선 기준으로 잡은 건 계단이었다. 계단실에 계단이 딱 맞아 들어갈 정도로 도면 사이즈를 맞추고 작업을 시작했다.

 

적당히 실을 나누고 상층부 도면을 작성하다 보니 기존 도면의 일부 하층부 구조와 상층부 구조가 연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이후로 대대적인 도면 수정이 시작되었다. 적당히 개구부를 맞추고, 기둥 자리를 맞추고 게임 내 용도에 맞춰 실을 구분했다. 창문은 인게임에서 공사하면서 맞춰야지 하고 대충 도면을 마감했다.

급한대로 시공하기 위한 지하층 평면도(미완)

실제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생각보다 맵이 좁다는 걸 알게 되어 건물의 절반 정도를 날려버린 채 진행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왼편 날개채와 복도 부분을 날려버릴 수 밖에 없었다. 급한대로 도면을 수정해서 공사를 마저 진행했다.

지하1층 평면도, 대부분 창고와 축사로 구성

지상1층 평면도 : 회관, 예배당 등 큰 공간 위주로 구성

지상 2층 평면도 : 정착민들 방으로 구성

지상 3층 평면도: 정착민 방과 서고로 구성

완성된 엘티보의 성

어찌저찌 완성된 엘티보의 성. 대강 만든 평면도로 공사를 하다보니 알게 된 사실이 몇 가지 있다.

  1. 위층 천장 및 지붕 공사를 하려고 보를 걸다 보니 창문의 위치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다음 설계에는 창문 위치도 미리 정해야겠다.
  2. 방 하나가 층 2개 이상을 먹는 중층의 경우 비계를 따로 설치해서 공사한 후 비계를 해체해야한다.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
  3. 방어를 위해 모든 출입을 한 쪽으로 통제하다보니 정착민들의 동선이 기가막히게 길어졌다. 보조 동선이 필요하다.

다음 설계 때는 더 디테일하게 만들어보는걸로.